슈나이더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은 데이터센터에 전력과 냉각 인프라를 공급하는 프랑스 산업 대기업이다. 2026년 유기적(organic)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0%에서 최대 13%로 높였고, 핵심 이익 지표인 EBITA 성장률 목표도 기존 1015%에서 1419%로 대폭 상향했다. 회사는 이 같은 상향 조정의 배경을 "AI 기반의 지출 러시"와 "전례 없는" 데이터센터 수요라고 직접 설명했다. 앞서 슈나이더일렉트릭은 2025년 말 미국에서 23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약을 체결했고, 2026년 1분기 매출도 시장 전망을 웃돈 바 있다.
시게이트(Seagate) 는 데이터 저장장치(HDD) 기업이다. 2026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차기 분기 가이던스도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경영진은 '니어라인(nearline)' 대용량 HDD의 생산 능력이 2027년까지 사실상 매진됐다고 확인했다. 하드웨어 기업으로서 이는 이례적인 수준의 가시성(visibility)이다. 2027 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41억 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큰 폭의 가속을 예고했다.
공급망의 폭. 엔비디아 혼자만의 주장이 아니다. 반도체 장비, 전력 인프라, 저장장치라는 서로 다른 영역의 세 협력사가 각자 독립적으로, 그것도 며칠 간격으로 가이던스를 올렸다. 이는 단순한 기업 홍보가 아닌 실제 수요를 반영한다.
미래 수요에 대한 가시성. 시게이트가 2027년까지 물량이 꽉 찼다고 밝힌 점, 슈나이더일렉트릭이 연중에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한 점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인프라 구축이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선행 지표다.
시점의 근접성. 세 기업의 가이던스 상향은 모두 2026년 7월 29~30일에 집중됐다. 이는 아주 최근의 데이터로, 투자 둔화 조짐이 전혀 없음을 보여준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AI 투자 지속론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그는 현재의 인프라 구축을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건설"이라고 반복해서 표현해왔다. 2026년 5월에는 AI 자본 지출(CAPEX)이 결국 34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해 3월 GTC(엔비디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엔비디아가 내년까지 최소 1조 달러 규모의 수요를 가시화했다고 밝혔다. 2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AI 인프라 구축에 "앞으로 78년이 남았다"며 지출 규모가 "적절하고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새로운 산업 혁명"으로 규정하며 버블 우려를 일축했다.
황은 시간과 수치를 특정한 전망을 내놓았다. 2026년 주요 기술 기업들의 자본 지출(CAPEX)을 합쳐 6600억~7000억 달러로 추정했으며, 이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 세 기업만이 아니다. 또 다른 칩 공급업체인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도 2026년 5월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으며, 요헨 하네벡 CEO는 AI를 핵심 동력으로 지목했다. 인피니언은 2026 회계연도 매출이 2025년의 146억 6천만 유로(약 171억 4천만 달러)에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영업이익률도 17.5%에서 약 20%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피크'를 주장하는 측은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 수익률(ROI)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으며, 23년 안에 자본 지출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라고 본다. 여기에 제시된 증거는 2029년 이후보다는 20262027년의 중단기 가시성을 강하게 지지한다. 황의 7~8년 전망은 AI가 전범위적(general-purpose) 산업 혁명이 될 것이라는, 아직 입증되지 않은 가정에 기반한다.
현재 증거 — 세 개의 독립적인 협력사의 가이던스 상향, 역대급 분기 실적, 젠슨 황의 수치화된 전망 — 는 최소 2027년까지 AI 인프라 투자가 강력하게 지속될 것임을 뒷받침한다. 반도체 장비, 전력, 저장장치 등 공급망 전반의 기업들이 같은 주에 가이던스를 상향한 점은, 단순히 엔비디아 경영진이 '자기 회사 주식을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데이터는 AI 인프라 구축이 아직 초·중반 단계에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