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이르 네타냐후의 포클랜드 제도 관련 발언이 영국에서 거센 반발을 부른 것은 단순히 어느 나라의 영유권을 지지했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포클랜드 제도는 아르헨티나에 속한다”고 쓴 데 이어, 섬을 “돌무더기”라고 표현했다. 또 영국인들에게 영국 정부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데 대해 이스라엘인들이 느끼는 분노를 먼저 생각해보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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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서 포클랜드 분쟁은 외교적 견해 차이를 넘어 ‘정치적 동맹에 대한 충성심’을 묻는 사안처럼 바뀌었다. 영국의 친이스라엘 보수층은 가자지구 문제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거나 노동당 정부의 중동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포클랜드에 대한 영국의 입장까지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영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포클랜드 제도가 영국령이며, 미래는 섬 주민들의 자기결정권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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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친이스라엘 보수층이 특히 격앙한 까닭
포클랜드 제도는 영국인들에게 남대서양의 외딴 영토 그 이상이다. 1982년 아르헨티나의 침공과 이를 되찾기 위한 영국의 군사작전, 그 과정에서 발생한 전사자와 희생의 기억이 얽혀 있다. 주이스라엘 영국 대사는 이 분쟁에 이스라엘이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이스라엘인이라면 섬 주민과 영국 군인 가족들이 겪은 고통과 상실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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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에서 포클랜드를 “돌무더기”라고 부른 것은 영국의 역사와 희생을 하찮게 여긴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특히 이 발언이 이스라엘 총리의 아들이자 이스라엘 우파와 연결된 인물에게서 나왔다는 점이 반발을 키웠다. 영국의 친이스라엘 정치인과 언론계 인사들이 잇따라 비판했고, 영국 하원의원 루퍼트 로도 네타냐후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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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발언의 주체와 방식에도 있었다. 야이르 네타냐후는 신중하게 조정된 외교 성명을 낸 것이 아니라 개인 계정에 정치적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팟캐스터이자 정치 활동가로 알려져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 직책은 없다.
9 따라서 이번 게시물이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적인 영유권 정책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공식 결정이 아니더라도, 국제 정치에서 고위 정치인의 가족이 내놓은 공개 발언은 동맹국의 여론과 정치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자 전쟁과 팔레스타인 인정 문제가 ‘보복’처럼 보이게 했다
발언이 나온 시점도 민감했다. 이스라엘과 영국의 관계는 이미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싸고 악화한 상태였다. 영국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작전과 정착촌 확대에 대해서도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불법 정착촌 확대에 관여한 이스라엘인을 대상으로 한 표적 제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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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야이르 네타냐후의 비교는 자연스럽게 보복성 메시지로 해석됐다. 영국이 팔레스타인을 인정할 수 있다면, 이스라엘도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영유권 주장을 인정할 수 있다는 식의 논리로 읽힌 것이다.
그러나 이 비교는 동시에 정치적 약점을 드러냈다. 영국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영국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별도의 영토 분쟁을 협상 카드처럼 끌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섬 주민과 참전용사 가족들의 역사적 경험을 “돌무더기”라는 말로 축소한 인상까지 더해졌다.
벤저민 네타냐후 총리도 앞서 영국을 “영국 이슬람 공화국”이라고 부르고, 영국을 핵무기를 보유한 최초의 이슬람 공화국이라고 표현해 양국 관계의 긴장을 높인 바 있다.
18 아들의 추가적인 공개 공격은 영국의 친이스라엘 동맹 세력에게 이스라엘 정치 지도부가 더 이상 자신들의 지지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위험이 있었다.
아르헨티나와 가까워진 이스라엘, 영국과는 정면 충돌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강력한 지지자이며,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포클랜드 제도—아르헨티나에서는 ‘말비나스’라고 부른다—를 되찾기 위한 캠페인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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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이스라엘과 밀레이 정부의 가까운 관계는 이스라엘 인사들이 아르헨티나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내고 싶어 할 유인을 만든다.
하지만 그 신호는 곧 영국과의 충돌로 이어진다. 주이스라엘 영국 대사는 영국의 입장이 분명하다며 “포클랜드 제도는 영국령이고, 자기결정권은 섬 주민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2 아르헨티나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행보가 밀레이 정부와의 우호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이스라엘을 지지해온 영국 정치인과 논객들을 소외시킬 수도 있는 셈이다.
트럼프의 입장 재검토 발언까지 겹쳤다
논란은 미국의 입장이 불확실해지는 시점과도 겹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입장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라 이것이 영국에 대한 지지를 바꿀 가능성을 뜻하는지, 아니면 양측의 영유권 주장에 대해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워싱턴의 중립적 입장을 재검토한다는 의미인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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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확실성은 사안을 더욱 예민하게 만들었다. 아르헨티나가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미국의 태도까지 논의되는 상황에서, 야이르 네타냐후는 아르헨티나 편에 선 또 하나의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보탠 것처럼 보였다. 영국 입장에서는 우호국의 지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순간에 이스라엘 인사마저 반대편에 선 셈이었다.
포클랜드 분쟁의 역사적 배경
영국은 포클랜드 제도를 190년 넘게 관리해왔다. 아르헨티나는 계속해서 영유권을 주장하며 이 섬을 말비나스라고 부른다. 1982년 아르헨티나가 섬을 침공하자 영국은 74일간의 전쟁 끝에 섬을 탈환했고, 아르헨티나는 항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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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는 분쟁의 핵심도 다르게 설명한다. 영국은 섬 주민들이 어느 나라에 속할지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자기결정권을 강조한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이 문제를 영토 보전과 미완의 탈식민화 문제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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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섬을 단순히 “돌무더기”로 줄여 말한 것은 법적·역사적 쟁점뿐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전쟁을 기억하는 군인 가족들의 존재까지 지워버린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스라엘·영국 관계에 남긴 의미
현재까지 확인된 보도만으로는 이스라엘 정부가 포클랜드 제도를 아르헨티나 영토로 공식 인정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 이번 사건은 공식 외교정책의 변경이라기보다 정부 직책이 없는 야이르 네타냐후의 공개 발언이 만든 정치적·상징적 파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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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영향이 작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공식 관계가 이미 악화한 상황에서는 상징과 말투가 실제 정치적 자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의 친이스라엘 세력은 노동당 정부의 가자지구 정책에 반대하면서도 이스라엘을 지지해왔다. 이들 의회·언론·지역사회 동맹을 자극하면, 노동당 정부가 더 강경한 중동 정책을 추진할 때 이스라엘이 영국에서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기가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은 소셜미디어 게시물 하나가 포클랜드의 주권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더 큰 질문은 이스라엘이 영국의 동맹 세력에게 자국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서도, 그들이 국가 정체성과 자기결정권의 문제로 여기는 사안을 공개적으로 깎아내릴 수 있느냐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