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를 영구적으로 줄이는 조치도, 연방준비제도가 광범위하게 자산을 사들이는 양적완화도 아닙니다. 전체 국채 잔액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장기 금리가 급등한 직후 발표됐다는 점에서 정책적 신호는 작지 않았습니다.
발표 하루 전 30년물 국채 금리는 5.30%를 넘어섰고, 보도 기준으로 19년 만의 고점에 해당하는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장기채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유가와 지정학적 위험, 대규모 정부 차입, 수십 년 동안 미국에 자금을 빌려주는 대가로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을 둘러싼 우려가 한꺼번에 커졌습니다.
장기 금리 상승은 채권 투자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을 높여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고,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 상승을 촉발한 근본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더라도, 재무부로서는 급격한 장기 금리 상승 속도를 늦출 유인이 있었습니다.
통화시장의 반응은 금리와 자본 이동의 전형적인 연결고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 해외 투자자가 달러 자산을 보유해 얻는 추가 수익이 다른 시장과 비교해 줄어듭니다. 이번 발표 뒤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엔화가 소폭 강세를 보인 이유입니다.
달러 약세는 이미 형성된 흐름과도 맞물렸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8월 19일 엔화는 달러당 159.32엔으로, 시장이 주목하는 160엔 선에서 다소 멀어졌습니다. 다만 앞서 외환시장 개입으로 얻은 상승분의 상당 부분은 이미 반납한 상태였습니다.
엔화 움직임을 미 재무부의 국채 환매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최근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했고, 이 조치가 엔화에 별도의 지지력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도이체방크는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효과가 오래가기 어렵고, 엔화의 근본적인 약세를 바꾸려면 낮은 실질금리와 같은 기저 여건이 달라져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정부의 전체 부채 규모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보유·발행 자산의 만기 구조에 영향을 주는 정책을 가리킵니다. 장기 국채를 매입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장기 금리 위험, 즉 듀레이션을 일부 제거할 수 있어 장기 금리에 하락 압력을 줄 수 있습니다.
만약 재무부가 이 조치를 단기 국채인 재정증권, 즉 T-bill 발행 확대를 통해 뒷받침한다면 정부의 실질적인 자금 조달 만기는 짧아집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듀레이션을 제거하려면 더 많은 단기 국채 발행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해석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재무부의 공식 설명과 시장의 해석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무부는 유동성 지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도이체방크는 조치의 규모와 시점이 정책 당국이 장기 금리 상승을 점점 더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봤습니다. 현재 보도는 두 가지 설명을 모두 뒷받침하지만, 재무부가 장기 금리를 영구적으로 억누르는 정책을 채택했다고 확정할 근거까지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채권시장 랠리에 맞서는 요인이었습니다. 여러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으면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많은 위원은 물가 압력이 지나치게 강하면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렇다고 의사록이 곧바로 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은 아닙니다. 보도에 따르면 위원들은 금융 여건이 이미 긴축됐다는 점을 인정했고, 연준 실무진은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시장은 따라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과 ‘금리 인상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것’을 구분했습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제한적인 선제 안내도 불확실성을 키웠습니다. 워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연준이 어떤 구체적인 수단을 언제 사용할지는 거의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연준이 경제 지표에 어떻게 반응할지, 이른바 정책 반응 함수에 대한 단서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중동 긴장과 유가도 상방 위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가는 3주 만의 고점 부근을 유지했습니다. 유가 상승이 물가 압력을 계속 자극한다면 국채 금리 하락을 제한하고 연준의 정책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다음 두 힘 중 어느 쪽이 우세한지가 중요합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이번 환매 프로그램이 장기 금리를 떠받치는 요인을 약화시키면서 달러 약세 논리를 강화합니다. 엔화는 이런 흐름의 수혜를 받을 수 있지만, 향후 방향은 일본 금리와 외환시장 개입 정책, 엔화 약세를 만들어낸 기초 여건의 지속 여부에도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금리 급등을 낳은 인플레이션, 정부 차입, 유가와 지정학적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번 조치는 재무부와 연준 사이의 정책 조율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재무부는 장기 차입 비용을 안정시키려 하고,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금리를 높은 수준에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해야 할지 판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