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AI 보안 검토의 규모가 달라지고 있다. 2026년 8월 진행된 단기 감사에서 자원봉사 조직 ‘비트코인 레드팀(Bitcoin Red Team)’은 약 27.5시간 동안 비트코인 관련 저장소 약 390개를 검토해 잠재적 보안 이슈 4,962건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85건은 치명적, 635건은 높은 위험도로 분류됐다.
다만 이 숫자를 4,962개의 확정·악용 가능한 취약점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는 검증을 기다리는 후보 제보의 규모다. 이번 사례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도 바로 여기에 있다. AI는 의심스러운 지점을 대량으로 찾아낼 수 있지만, 그것이 실제 보안 문제인지 확인하고 고치는 과정은 여전히 사람에게 크게 의존한다.
11
24
레드팀은 무엇을 했나
개발자 칼레(Calle)와 앵커워치(AnchorWatch) CEO 롭 해밀턴이 이끈 16명 규모의 그룹은, 사람의 지휘 아래 여러 AI 모델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감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델이 코드베이스에서 수상한 실행 경로나 잠재적 약점을 탐색하면, 사람이 작업 방향을 잡고 유지보수자에게 전달할 보고서를 준비하는 구조다. 보도에서 언급된 모델은 Kimi K3, GPT Sol, Fable, Opus, GLM 5.2 등이다. 이 작업에는 OpenSats가 지원한 AI 연산 비용 4만 달러 이상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2
5
12
짧은 자원봉사 활동으로서는 범위가 넓었다. 약 390개 저장소와 171,599줄의 코드를 포괄하는 검토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보도됐으며, 팀의 자체 심각도 분류상 고위험·치명적 항목은 합계 720건이었다.
23
27
이는 코드 검토의 경제성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모델은 방대한 코드에서 위험 패턴을 빠르게 검색하고, 후보 데이터 흐름을 추적하며, 테스트 사례나 악용 가설을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수상해 보인다’는 판단만으로 곧바로 유지보수자가 조치할 수 있는 보안 보고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4,962건이 취약점 확정 건수가 아닌 이유
4,962건은 우선 검증 대기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초기 보도에 따르면 독립적으로 재현된 항목은 21.4%에 그쳤다. 즉, 대다수의 보고서는 해당 빌드와 설정에서 문제가 실제로 발생하는지, 정말 악용할 수 있는지, 다른 제보와 중복되는지, 심각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사람이 추가로 확인해야 했다.
11
15
완전한 보안 대응에는 대체로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
- 실제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현상 재현
- 오탐과 중복 제보의 제거
- 악용 가능성과 이용자 영향 평가
- 유지보수자와의 비공개 책임 공개 조율
- 범위를 좁힌 패치와 테스트 작성
- 회귀 문제를 막기 위한 변경사항 검토
- 운영자와 이용자의 업데이트 적용
AI는 첫 단계인 ‘후보 생성’의 비용을 크게 낮췄다. 하지만 그 다음의 전문적 판단과 책임까지 없앤 것은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유지보수자에게 전달된 제보도 일부에 불과했는데, 이는 취약점 공개를 처리할 인력과 채널 자체가 제약 요인임을 보여준다.
14
Coldcard 사고가 경각심을 키운 배경
이번 감사는 Coldcard 하드웨어 지갑 사고 뒤에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2021년 3월의 펌웨어 오류로 시드 생성 과정이 의도된 하드웨어 난수 생성기 대신 예측 가능한 소프트웨어 난수기에 연결됐다. 필요한 입력값 범위를 충분히 좁힐 수 있는 공격자라면 영향을 받은 키를 재현할 가능성이 생기는 구조였다.
42
45
피해 추정치는 추가 활동이 확인되면서 커졌다. 코인데스크는 네 차례의 공격 물결을 합친 누적 피해가 약 1억1,400만 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보도했고, 다른 보도에서는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약 1,816 BTC가 탈취됐다고 전했다.
41
42
이 사건의 교훈은 비트코인의 핵심 암호 기술 자체가 무너졌다는 데 있지 않다. 자가 보관(self-custody)을 둘러싼 소프트웨어의 결함 하나가 시스템 규모의 피해로 번질 수 있으며, 악용 이후의 발견만큼이나 악용 전 위험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실제 패치로 이어진 사례는 하나, 그래서 원시 집계와 다르다
구체적 성과도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해밀턴의 AI 보조 비트코인 코어(Bitcoin Core) 기여분 가운데 지갑 관련 크래시 버그를 고치는 수정이 8월 20일 병합됐다. AI가 찾아낸 또는 AI의 도움을 받아 찾은 후보가 통상적인 검토와 병합 절차를 통과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3
동시에 이것은 왜 대규모 발견 건수를 완료된 조치 건수와 혼동하면 안 되는지를 보여준다. 병합된 수정은 자동 생성된 보고서보다 훨씬 높은 문턱을 넘는다. 구체적으로 정의된 버그, 검토된 패치, 그리고 유지되는 코드베이스에서의 수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OpenAI 접근 제한이 드러낸 방어자의 딜레마
해밀턴은 감사에 OpenAI의 사이버보안 기능을 통합하기 시작한 뒤 OpenAI의 Trust Cyber 프로그램이 자신의 접근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후 팀은 오픈 웨이트 모델을 포함한 대체 모델을 사용해 작업을 이어간 것으로 보도됐다.
18
21
32
정책적 판단은 간단하지 않다. 강력한 사이버 모델은 정당한 방어자가 결함을 더 빨리 찾도록 도울 수 있지만, 동일한 역량은 악용될 수도 있다. 해밀턴의 비판은 신원이 확인된 방어자에게 마찰이 생기는 동안 공격자는 로컬에서 실행 가능한 모델 등 다른 선택지를 계속 쓸 수 있다면 현실적인 불균형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이는 접근성과 대응 속도에 관한 주장이지, 특정 제공사의 도구 제한이 보안 연구나 악의적 사용을 완전히 차단한다는 증거는 아니다.
21
Boltz가 보여준 소규모 팀의 현실
비트코인 스왑 서비스 Boltz는 별도로 8월 스왑 서비스를 기한 없이 중단했다. 자동화된 AI 보조 탐색과 공격 시도가 늘어나면서, 소규모 팀이 보안을 확보하고 수정 사항을 배포하는 속도를 넘어섰다는 이유다. 스왑은 중단했지만 환불 기능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28
29
30
Boltz 사례가 모든 AI 기반 공격이 정교하거나 성공적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레드팀 감사가 드러낸 격차를 실무적으로 보여준다. 자동화된 탐색과 프로빙은 계속할 수 있는 반면, 작은 유지보수 팀은 경보 하나하나를 조사하고 안전한 완화책을 배포해야 한다.
더 강한 모델이 바꾸는 위험 계산
비트코인과 그 주변 서비스의 상당수는 오픈소스다. 공개 코드는 독립적인 검토와 투명성을 가능하게 하지만, 방어자와 공격자 모두 같은 소프트웨어 코퍼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해밀턴과 비트코인 논평가 CobraBitcoin이 제기한 우려는 오픈소스가 본질적으로 불안전하다는 것이 아니다. 성능이 높아지는 모델이 수많은 저장소에서 이례적인 결함을 찾는 데 필요한 시간과 전문성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17
21
OpenAI는 GPT-6 Astra가 자사의 Preparedness Framework에서 ‘Critical’ 사이버보안 역량 기준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적절한 도구와 접근 권한이 주어질 때 Astra는 사람이 단계마다 지시하지 않아도 잘 방어된 다수의 시스템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결함을 찾아내고 악용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
19
22
이 설명이 Astra가 비트코인 레드팀 감사에 사용됐다는 뜻은 아니며, 최첨단 모델이 비트코인 침해를 일으켰다는 증거도 아니다. 다만 모델이 저장소 단위의 추론과 취약점 개발 능력을 높일수록, 중요한 후보를 빨리 입증하고 고쳐 배포하는 일이 핵심 제약으로 옮겨간다는 점을 설명한다.
필요한 것은 ‘발견 수’가 아니라 검증 역량
레드팀의 단기 감사는 처리량에 관한 경고로 보는 편이 맞다. 보안 생태계는 이제 수천 건의 그럴듯한 후보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회복력은 그에 상응하는 속도로 독립 재현, 안전한 제보 채널, 유지보수자 시간, 코드 검토, 테스트, 신속한 업데이트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 관련 프로젝트의 다음 기준은 AI가 만들어낸 발견 건수의 최대치가 아니다. 보고서 중 얼마나 많은 항목이 검증된 취약점, 책임 있게 조율된 패치, 실제로 배포된 보호 조치로 전환되는지다. 그리고 그 전환이 공격자가 움직이기 전에 이뤄지는지가 핵심이다.
1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