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과는 극명합니다. 2026년 3월 9일~15일 주간, STRC의 ATM 주식 발행을 통해 확보된 자금은 무려 11억 8천만 달러(약 1조 5,400억 원)였습니다. 스트래티지는 이 돈으로 평균 약 7만 946달러에 비트코인 17,994개를 사들였습니다. 같은 주간, 미국의 모든 현물 ETF가 끌어모은 자금은 약 7억 6,300만 달러(약 9,970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단 한 개의 우선주가 ETF 시장 전체를 50% 이상 차이로 이긴 셈입니다.
연초 이후 누적 데이터는 더욱 충격적입니다. STRC와 연계된 매수량은 2026년에만 약 7만 7천 BTC에 달합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현물 ETF들의 순매수량은 고작 8천 BTC 수준입니다, 거의 10배 차이입니다.
STRC는 나스닥에 상장된 '가변 금리 A 시리즈 영구 신축 우선주'로, 회사의 자본 구조상 보통주와 부채의 중간쯤에 위치합니다. 설계 단계부터 '배당 수익을 뿌려 비트코인을 모은다'는 목표를 가진 이 상품의 구조적 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STRC는 영구(perpetual) 상품이며, 보통주로의 전환도 불가능합니다. 스트래티지는 이 주식을 절대 되갚을 필요가 없고, 주식 또한 MSTR 보통주로 바뀌지 않습니다. 과거 스트래티지가 발행했던 전환사채(CB)처럼 '언제까지 갚아야 한다'는 시계도, '보통주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희석 부담도 없는 것입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이쪽에서 강제 매도 압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핵심 방어막입니다.
STRC가 액면가(Par value) 위에서 거래되기만 하면, 스트래티지는 언제든 시장에 새로운 주식을 찍어내 직접 돈을 끌어올 수 있고, 이 자금은 곧바로 비트코인 매수 압력으로 전환됩니다. 새로운 ETF 자금이 들어오길 기다릴 필요 없이, 투자자의 배당 수요가 즉각 비트코인 매집으로 연결되는 더 직접적인 통로인 셈입니다. 참고로 2026년 초 기준 STRC의 30일 평균 거래량은 2억 2천만 달러(약 2,870억 원)에 달해, 해당 카테고리에서 가장 유동성이 높은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비트코인의 30일 변동성이 50%, 금이 37%, 주요 주식 ETF(SPY, QQQ)가 15~19%를 오갈 때, STRC의 변동성은 겨우 2% 에 불과하다고 보고됐습니다. 이는 S&P 500 지수에 속한 어떤 기업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반면 연 환산 배당 수익률은 11.5% 에 달하며, 매월 현금 배당을 실시합니다. 이러한 '공학적 안정성'과 '고수익'의 조합은 일반적인 현물 ETF에는 손도 대지 않을 법한, 인컴에 굶주린 보수적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당깁니다.
매월 나오는 STRC의 배당금은 주기적으로 비트코인 매수 광풍을 만들어냅니다. 배당 기준일(Ex-dividend date)이 다가오면 투자자들이 배당을 받기 위해 우르르 몰려듭니다. 2026년 4월, 이 배당 러시 덕분에 스트래티지는 단 한 주간 약 3만 4,200 BTC를 무려 25억 4천만 달러(약 3조 3,200억 원)에 사들였는데, 이는 16개월 만에 가장 큰 단일 매수였습니다.
스트래티지는 이제 비트코인 재무 보유량만으로 거대 현물 ETF들과 맞먹는 거인으로 성장했습니다.
스트래티지의 보유량은 이미 79만 BTC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블랙록의 현물 ETF 'IBIT'를 넘볼 수준까지 도달했습니다. 스트래티지는 2026년 초 단 몇 달 만에 9만 BTC를 추가했습니다.
미국 회계 기준원칙(GAAP)의 변경(FASB ASU 2023-08)으로 인해, 기업들은 이제 디지털 자산을 분기마다 공정 가치(Fair value)로 평가해야 합니다. 이 규정이 적용된 2026년 1분기, 스트래티지는 자신의 비트코인 보유분에 대해 무려 144억 6천만 달러(약 18조 9천억 원) 의 미실현 손실을 장부에 공시했습니다. 2025년 4분기에는 이 수치가 174억 4천만 달러로 더 컸습니다. 실제로 코인을 팔아 손해를 본 건 아니지만, 이 숫자는 그대로 손익계산서에 타격을 주며 신용 평가사와 분석가들의 경고음을 키우고 있습니다.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76%가 한 회사에 몰려 있다는 건 시장의 중대한 위험 신호입니다. 현재 구조(structure) 아래에서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더라도, 만약의 상황에서 스트래티지가 매도에 나서야 한다면 그 파괴력은 시장 전체를 뒤흔들 수 있습니다.
약 3:1 수준의 실질적 레버리지 비율입니다. 이 말은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떨어져도 회사의 자기자본 가치는 약 30%까지 증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비트코인이 평균 매입 단가인 7만 5천~7만 6천 달러를 한참 밑돌 경우 모델이 위험해질 수 있으며, 일부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6만 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회사의 유동성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다만 강제로 매도당할 일이야 없겠지만, 회사 가치가 눈 녹듯 녹을 순 있습니다.
STRC 자체는 엄연한 주식이기 때문에 담보대출처럼 마진콜이 날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매수 행진의 시작이 'STRC의 신주 발행'에 달려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입니다. 비트코인 장기 침체로 투자자들이 STRC에 대한 식욕을 잃는다면, 그동안 비트코인을 사던 마법의 돈 수도꼭지는 그냥 잠깁니다. 마진콜이 아닌, '자금줄 마름'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시장의 평가는 완벽하게 엇갈립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의 애널리스트들은 2026년 초 비트코인 바닥을 선언하며, 스트래티지 보통주가 최대 226%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STRC의 자금 조달 모델이 견고해서 50% 하락장쯤은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맷 호건(Matt Hougan)은 비트코인이 2026년 2월 저점에서 20% 반등한 주요 원인으로 스트래티지의 STRC 발행을 꼽았습니다. 스트래티지가 8주간 무려 72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쓸어 담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반대편에서는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 같은 회의론자들이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시나리오를 경고합니다. 비트코인 하락이 지속돼 극도로 레버리지가 높은 회사들이 강제로 자산을 청산하게 되는 연쇄 반응을 우려하는 것이죠.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STRC가 영구적이고 전환 불가인 점 때문에, 비판가들이 말하는 전통적인 마진콜 시나리오가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낮다고 반박합니다.
중요한 건, 이쯤 되면 기관투자가의 비트코인 수요를 말할 때 ‘ETF’ 대신 ‘STRC’라는 우선주 하나를 더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정점에 달한 매수 주간에는 매수 창구의 맨 앞자리를 헤지펀드도, ETF도 아닌 이 한 종목이 꿰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