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 제안을 거부하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이 단기간에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졌다. 유가가 오르고 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연료비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해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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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움직임은 물가 상승과 금융 여건 긴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시장의 고민을 보여준다. 다만 하루의 유가·금리 변동만으로 경기침체가 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유가 반등이 채권시장에 번진 과정
월요일 장 초반 유가는 배럴당 4달러 넘게 상승했다가 오름폭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브렌트유는 결국 전 거래일보다 0.9% 오른 배럴당 105.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 투자자들은 이미 공급 차질이 길어지면 에너지 비용이 높게 유지되고 물가 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던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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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 기존 채권을 팔려는 투자자가 많아지면 가격은 내려가고 수익률, 즉 금리는 올라간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9bp(0.09%포인트) 상승한 5.25%로 1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는 5.57%까지 올라 2004년 이후 가장 높았고, 단기물 금리도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따져본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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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세는 미국에 그치지 않았다
미국 국채뿐 아니라 일본·호주·한국 국채도 하락했다.
3 독일과 영국의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올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세계적인 물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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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가 오르면 시장 전반의 자금 조달 비용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한편으로는 에너지 충격이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을, 다른 한편으로는 긴축적인 금융 여건이 결국 경제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을 함께 저울질하고 있다.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왜 커졌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물가 압력이 충분히 완화되지 않으면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신호를 내놨다.
19 유가 상승은 이런 우려를 더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은 10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70%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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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시장의 전망이지 연준의 확정된 결정은 아니다.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물가 상승세가 끈질기게 이어지면 금리 인상 기대가 강해질 수 있다. 반대로 에너지 충격이 잦아들거나 경제 지표가 약해지면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생산성에 주목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연준 정책 담당자들에게 금리 문제를 두고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생산성 향상, 규제 완화 등이 미국 물가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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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의 주장은 기저 물가를 낮출 수 있는 요인에 무게를 둔다. 반면 채권시장의 움직임은 에너지 비용 상승이 여전히 물가 압력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현재 공개된 보도만으로는 이 견해 차이가 투자자들의 판단을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
금리 곡선과 다음 지표가 말해주는 것
장기 국채금리와 단기 국채금리의 차이가 좁아지는 현상은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앞으로 성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와 맞물릴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차 축소만으로 경기침체를 예고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월요일 보도는 여러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가 올랐다고 전했지만, 미국 금리 곡선의 격차가 새롭게 좁아졌다는 점까지 확인해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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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발표될 미국 물가와 고용 지표가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4 에너지 가격이 높은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고용시장 약화 신호가 나타나면 성장 둔화 우려가 커져 연준의 정책 판단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시장이 주목하는 핵심은 유가 충격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물가 압력으로 번지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