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에서 열린 10월 에너지 회의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분쟁이 수송로와 기반시설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공급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걸프 지역 당국자들은 비상 계획과 협력을 강조했고, 시장 자료는 원유 재고가 여전히 줄고 있음을 보여줬다. 공급을 지키려는 대응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확인되지만, 위기가 끝났다고 볼 근거는 아니다.
“에너지를 정치 위에 두자”는 카타르의 제안
카타르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이자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인 사드 빈 셰리다 알카비는 제17차 국제에너지포럼(IEF) 장관급 회의에서 에너지를 정치와 분리하고, 분쟁의 표적이나 희생양으로 만들지 않는 ‘새로운 세계 에너지 질서’를 촉구했다.
40
이 발언은 에너지 안보를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문제로만 보지 말고, 국가 간 협력과 공급망 안정의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취지다. IEF 회의는 리야드에서 10월에 열린 여러 에너지 행사 가운데 하나였으며, 일정에는 제25회 WPC 에너지 총회도 포함됐다.
6
14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응: 대비하고, 우회한다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준비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의 가장 긴 에너지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관련 보도는 특히 3월부터 8월까지의 어려운 시기를 언급했다.
5
38
실제 대응의 한 축은 동서 파이프라인이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에 차질이 생기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원유를 얀부 방향으로 우회 수송했다. 10월 6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송량은 하루 580만 배럴에 이르렀다.
35
37 압둘아지즈 왕자는 WPC 총회에서도 공급을 지키려면 유연한 대응과 사전 계획, 기반시설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8
대체 수송로와 위기 대비가 공급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보여준다. 다만 이 사실만으로 손실된 공급량이 모두 대체됐거나 전체 체계가 정상화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OPEC, 2026년 수요 증가 전망 낮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이탐 알가이스 사무총장은 2026년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을 하루 140만 배럴에서 40만 배럴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는 연초 예상보다 수요 증가세가 크게 약해졌다는 뜻이다.
51
이 수치는 수요 전망이지, 시장에서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원유의 양을 직접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다. 따라서 물리적 공급 압박이 완화됐다는 증거로 보기보다는 공급 및 재고 자료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고 감소는 완충 여력이 줄고 있음을 시사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3분기 세계 원유 재고가 하루 평균 190만 배럴씩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4분기에도 하루 평균 70만 배럴의 추가 감소를 전망했으며, 같은 분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105달러로 예상했다.
49
재고 감소 수치는 시장이 비축분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이고, 가격 수치는 한 분기 평균 전망이다. 어느 특정 거래일의 유가를 확정하는 자료는 아니다. 그럼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대체 수송로를 활용하는 가운데 공급 안정성이 계속 핵심 의제로 남은 이유를 보여준다.
안보 위협은 회의장의 논의에만 머물지 않았다. AP통신은 후티 반군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아브하와 리야드 공항 공격으로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사우디 당국은 리야드 공항에 대한 공격으로 12명이 숨지고 300명 넘게 다쳤다고 밝혔다고 AP가 전했다.
19
18
확인된 사실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주장
현재 자료로 확인되는 핵심은 세 가지다. 카타르는 에너지를 정치 갈등에서 분리하자고 촉구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동서 파이프라인으로 수송 경로를 우회했다. 동시에 세계 원유 재고는 감소 압력을 받고 있으며, OPEC은 2026년 수요 증가 전망을 낮췄다.
반면 회의와 관련해 거론된 더 구체적인 주장 가운데 일부는 제공된 자료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 세계 탄화수소 공급의 20%가 차질을 빚었다는 수치, 기반시설 피해액 총계, 파이프라인 우회와 중국의 수입 감소·전략 비축유 방출·수요 약화가 합쳐져 배럴당 200달러 유가를 막았다는 설명은 여기서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런 주장을 확정된 사실로 다뤄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