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에서 엄브랄이 플레이어의 방문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평행 세계였다면, 후속작에서는 전혀 다르다. 개발진은 엄브랄을 “벌어진 상처” 라고 표현하며, 이곳이 생명과 죽음의 경계가 처참하게 찢겨진 끔찍한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 무엇보다 엄브랄은 이제 플레이어를 “적극적으로 사냥하는” 포식자로 묘사된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플레이어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
이러한 철학적 변화는 엄브랄이 더 이상 부차적인 볼거리가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 엄브랄은 살아있는 세계인 ‘액시엄(Axiom)’으로 훨씬 공격적으로 스며들며, 전체 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약적으로 커진다 . CI 게임즈의 목표는 이중 차원 시스템을 선택 사항이 아닌,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하얀 눈 타이머’의 완전한 폐기다. 시간이 흐를수록 위협이 증가하는 단순한 카운트다운 방식 대신, 플레이어의 행동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동적 위협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
이제 세계는 플레이어의 구체적인 행동 하나하나에 유기적으로 반응하며, 언제 위험이 급증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 이는 전작의 직선적 난이도 상승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으로, 긴장감이 상시 유지되는 몰입형 공포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 자의 세계(액시엄, Axiom)와 죽음의 세계(엄브랄, Umbral) 간의 경계는 이제 무너지고 있다 . 공개된 초기 영상에는 엄브랄의 섬뜩한 존재들이 말 그대로 현실 세계로 ‘피를 흘리듯 스며드는(bleeding)’ 충격적인 장면들이 담겨 있어, 두 차원이 뒤섞이는 혼돈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
비주얼과 분위기 역시 기계적인 변화에 발맞춰 과감하게 재편되었다. 새롭게 공개된 엄브랄은 마치 살갗이 벗겨져 속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듯한, 원초적인 신체 공포(Body-Horror)의 미학으로 무장했다. 개발진은 이를 “더 거칠고, 더 낯설며, 훨씬 더 예측 불가능한” 공간이라고 표현하며 극도의 불쾌함과 불편함을 의도적으로 조성했다 .
또한, 엄브랄 내부에도 다양성이 더해졌다. 이제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생물군계(Biome)가 존재하여, 각기 다른 예술 디자인과 환경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플레이어는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엄브랄의 어느 구역에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
헥스웍스가 게임의 심장을 재설계하는 동안, CI 게임즈의 경영진 역시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또 하나의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원래 계약: 2024년 6월, CI 게임즈는 에픽게임즈 퍼블리싱과 계약을 맺고 로드 오브 더 폴른 II PC 버전의 전 세계 독점 유통 권리를 제품의 전체 수명 주기 동안 에픽게임즈에 넘겼다 . 이는 사실상 출시 때부터 PC 버전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만 플레이 가능하며, 스팀에서는 즐길 수 없음을 의미했다.
결별 선언: 이 계약은 2026년 4월 14일자로 공식 해지되었다. CI 게임즈는 에픽과의 분리 합의서에 서명하며 독점 족쇄를 풀었고, 이 사실은 2026년 5월 19일 투자자 공시를 통해 시장에 알려졌다 .
무엇이 달라졌나: CI 게임즈는 이제 PC 버전에 대한 완전한 유통 권한을 되찾았으며, 모든 플랫폼에서 자체 퍼블리싱을 진행한다 . 회사는 이번 결별이 언리얼 엔진 5 사용이나 에픽 온라인 서비스 등 다른 기술적 파트너십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
양측 모두 계약 해지의 구체적인 재무적 또는 전략적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이 결정이 PC 시장에서 게임의 상업적 도달 범위를 극대화하려는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다 .
2026년 서머 게임 페스트에서, CI 게임즈는 ‘쏜가르 전투(The Battle for Thorngar)’라는 제목의 신규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로드 오브 더 폴른 II가 스팀(Steam), 에픽게임즈 스토어, 플레이스테이션 5, Xbox Series X|S로 2026년 가을 동시 출시됨을 확정했다 .
이 멀티 스토어 전략은 앞서 언급한 에픽 독점 계획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엄브랄 재설계와 퍼블리싱 전략의 대전환. 이 두 가지 중대한 결정은 로드 오브 더 폴른 II를 CI 게임즈의 그야말로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로 만들었다.
매출 전망: 폴란드 증권사 돔 마클레르스키 INC(Dom Maklerski INC)의 분석은 스팀 출시가 갖는 의미를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준다. PC 버전이 에픽게임즈 스토어 독점으로 유지될 경우 출시 첫해 예상 매출은 약 2억 4,350만 즈워티(PLN, 폴란드 화폐)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스팀 등 다른 스토어에 출시될 경우, 그 전망치는 3억 2,330만 즈워티(약 8천만 달러) 로 급증하며, 출시 연도에만 200만 장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측된다 .
잠재적 이용자 기반: 분석가들은 후속작의 예상 구매 고객층이 전 세계적으로 약 1,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2025년 Xbox 게임 패스 입점 효과에 힘입어 550만 명까지 늘어난 전작 이용자 기반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
생산 투자: CI 게임즈는 후속작의 야심 찬 비전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 2026년 초 약 1,900만 달러(한화 약 250억 원)의 추가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 이 회사는 2028년까지 로드 오브 더 폴른과 스나이퍼 고스트 워리어라는 양대 핵심 IP를 중심으로 더 높은 품질의 게임을 출시하는 전략적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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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와 위험의 저울질: 에픽의 퍼블리싱 지원(마케팅·유통 비용 분담)에서 벗어난 CI 게임즈는 이제 막대한 초기 비용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판매량 한 장당 가져가는 수익 분배율도 그만큼 커진다. 바르샤바 증시 상장사에서 중견 개발사를 넘어 AA/AAA급 메이저 퍼블리셔로 도약하려는 CI 게임즈에게, 2026년 가을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도전이자 그 전환점을 판가름할 시험대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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