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팹은 착공과 장비 투입에 막대한 선행 비용이 들고,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까지 수년간 적자를 낼 수 있다. CXMT 상장 전 허페이시와 연계된 투자자들은 회사 지분 36.8%를 보유해 최대 주주 집단을 형성했다.
이 지분 구조는 회사에 긴 자금 조달 시계를 제공했다. CXMT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5년 말 누적 적자는 366억5,000만 위안에 달했다. 그럼에도 공장 건설, 엔지니어링, 생산능력 확대에 계속 자금을 투입할 수 있었던 점이 회사 성장의 핵심이었다.
이른바 ‘허페이 모델’의 핵심은 전략 자본이 단순히 기업의 운영비를 대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술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단계에서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규모의 생산에 도달할 때까지 버틸 시간을 제공한다.
CXMT는 자체 기술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이어갔다. 회사는 2025년 말까지 약 7,000개의 특허를 확보했으며, 2023~2025년 연구개발에 206억 위안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CXMT가 해외 기술이나 장비에 대한 의존을 모두 해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치가 보여주는 것은 회사의 전략이 수입 부품을 조립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CXMT가 제시한 기술 기반은 칩 설계부터 모듈 응용까지 가치사슬 전반을 포괄하며, 이는 IDM 전략과 맞닿아 있다.
LPDDR6 같은 차세대 표준에서 이미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주장도 현재로서는 목표나 개발 방향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공개된 자료가 뒷받침하는 것은 지속적인 제품 개발이지, 검증된 세계 선도 지위는 아니다.
생산능력과 제품 구성이 개선되고 메모리 시장 여건이 좋아지면서 CXMT의 실적도 크게 달라졌다. 회사는 2025년 매출 617억9,900만 위안을 기록해 전년보다 155.6% 증가했으며, 모회사 귀속 순이익 18억7,500만 위안을 올렸다. 연간 기준 첫 흑자였다.
이는 중요한 전환점이지만 DRAM 사업의 위험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메모리 가격은 경기와 공급 상황에 따라 크게 움직인다. 공급이 늘거나 수요가 약해지면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CXMT는 한 차례의 호황에 기대기보다 생산 수율과 원가를 계속 개선하면서 추가 생산능력을 안정적으로 가동해야 한다.
CXMT는 상하이 STAR Market 기업공개를 통해 579억2,000만 위안, 약 86억 달러를 조달했다. 조달금은 주로 메모리 웨이퍼 양산과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보도됐다.
따라서 이번 상장은 초기 투자자에게 유동성을 제공한 사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자본집약적인 제조업체가 본격적인 확장을 시도하는 시점에 새로운 자금 조달 경로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상장 첫날의 폭발적인 시가총액은 중국 메모리 산업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를 보여주지만, 시장가치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의 시험대는 운영 성과다. CXMT가 새 자본을 안정적인 대량 생산, 경쟁력 있는 원가, 지속적인 고객 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CXMT의 영향은 자체 공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허페이는 설계, 제조, 패키징, 테스트, 장비, 소재를 아우르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했고, 주변 생태계에는 500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페이의 집적회로 산업 생산액은 2016년 약 180억 위안에서 2025년 1,500억 위안을 넘어 7배 이상 증가했다. CXMT는 공급업체와 패키징·테스트 기업, 엔지니어링 인력, 관련 투자를 끌어들이는 산업적 거점 역할을 했다.
다만 이 성장을 CXMT 하나의 성과로만 설명해서는 안 된다. 허페이는 여러 전략 산업을 동시에 육성해 왔고, 클러스터 역시 다양한 기업과 역량으로 구성돼 있다. 보다 정확한 해석은 CXMT가 허페이의 광범위한 도시 산업정책 안에서 중요한 앵커 기업으로 기능했다는 것이다.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같은 회사도, 서로 대체 가능한 경쟁사도 아니다. CXMT는 DRAM에 집중하는 반면 YMTC는 또 다른 주요 메모리 분야인 NAND 플래시와 연관돼 있다.
두 회사는 중국이 양대 메모리 분야 모두에서 국내 역량을 키우려는 흐름을 보여주는 상호보완적 축이다. 이들을 ‘쌍발 엔진’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책적 목표를 설명하는 표현으로는 유용하지만, 두 회사가 하나의 통합 전략이나 운영체계로 움직인다는 점까지 공개 자료가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CXMT의 사례에서는 다음과 같은 산업정책 패턴을 읽을 수 있다.
이 방식은 빠른 투자 회수보다 회복력과 기술 고도화를 우선한다. 어려운 산업에서 신뢰할 만한 경쟁자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지속적인 지출과 경영 규율, 경기 하강을 견디는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CXMT의 IPO 첫날 성적은 투자자의 열광을 보여줬지만, 산업 전략의 최종 결과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 회사는 생산 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원가를 관리해야 한다. 동시에 희소한 공정·장비 인재를 확보하고, 까다로운 고객의 제품 인증을 통과하며, 기존 강자와의 경쟁과 수출통제 압박 속에서도 기술 개발을 이어가야 한다.
생산능력을 너무 빠르게 늘리면 메모리 사이클이 꺾일 때 공급 과잉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다음 단계의 핵심은 높은 시가총액이 아니라 제조 일관성, 제품 차별화, 호황과 불황을 모두 견딜 수 있는 재무 건전성이다.
CXMT의 부상은 결국 역량이 누적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다. 인내 자본은 시간을 만들었고, IDM 모델은 제조 피드백을 가능하게 했다. 연구개발과 특허는 기술 기반을 넓혔으며, 허페이의 산업 생태계는 규모 확장의 마찰을 줄였다. 이 조합이 지속 가능한 글로벌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열려 있는 질문이다. 다만 중국이 전략적 DRAM 공백을 안고 있던 단계에서 벗어나, 대규모 국내 경쟁자를 확보했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