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 3090 b는 2.85일마다 모항성을 한 바퀴 도는 통과형 서브해왕성이다. 칠레 라실라 천문대의 ESO 3.6m 망원경에 장착된 근적외선 분광기 NIRPS는 이 행성 궤도의 3차원 방향을 측정했고, 궤도 경사각(Ψ)이 약 136도라는 결과를 얻었다. 90도를 넘는 각도는 행성이 별의 자전 방향과 반대로 공전한다는 뜻이다. 즉 GJ 3090 b는 역행 궤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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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PS가 측정한 것은 무엇인가
고정밀 분광기는 행성이 별 앞을 지나는 동안, 회전하는 항성 원반에서 나오는 빛의 스펙트럼이 아주 미세하게 달라지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행성의 공전면이 별의 적도면과 어떤 각도를 이루는지 추정할 수 있다.
GJ 3090 b의 경우 NIRPS의 고해상도 근적외선 관측이 이 측정에 필요한 정밀도를 제공했다. 특히 M형 왜성처럼 작고 차가운 별은 가시광보다 근적외선에서 관측하기에 유리한 경우가 있어, 이 장비의 성능이 핵심이었다. 약 136도라는 값은 단순한 궤도 흔들림이 아니라, 별의 자전과 반대 방향으로 도는 강하게 불일치한 궤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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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관측은 GJ 3090 b의 질량도 4.52±0.47 지구질량으로 정밀화했다. 반지름은 2.18±0.06 지구반지름으로, 두 수치를 합치면 이 행성은 서브해왕성 범주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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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발견이 특별한가
모항성 GJ 3090은 작고 차가운 M형 적색왜성이다. GJ 3090 b는 이런 별 주위에서 확인된 최초의 역행 궤도 행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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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궤도 기울기는 그동안 더 뜨겁고 큰 별, 또는 관측이 상대적으로 쉬운 일부 행성계에서 주로 측정돼 왔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극단적으로 기울어진 궤도가 특정 유형의 별이나 행성계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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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으로 보이는 거대 동반천체가 없다
심하게 기울거나 역행하는 궤도는 흔히 뒤늦은 중력 교란으로 설명된다. 멀리 있는 무거운 행성이나 동반별이 오랜 시간 중력적으로 작용해 안쪽 행성의 궤도면을 기울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GJ 3090에서는 이런 설명을 뒷받침할 만한 넓은 궤도의 동반별이나, 충분히 무거운 외부 행성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8 이것이 모든 가능한 동역학적 과정을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숨어 있는 거대 교란 천체’라는 가장 직관적인 설명은 현재 자료로 지지되지 않는다.
확인된 두 번째 행성은 GJ 3090 c
현재 일관되게 확인된 추가 행성은 GJ 3090 c다. 이 행성은 별 앞을 지나지 않는 비통과형 서브해왕성으로, 공전 주기는 15.9일, 최소 질량은 10.0±1.3 지구질량, 궤도 거리는 약 0.10AU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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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도는 NIRPS가 계 안에서 ‘두 개의 다른 행성’을 발견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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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러나 제공된 자료에서 이름과 궤도·질량 정보가 일관되게 확인되는 천체는 GJ 3090 c뿐이다. 다른 추가 천체를 GJ 3090 c와 같은 수준으로 확정된 행성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두 번째 기울어진 원반에서 태어났을 가능성
대안적 설명은 이 행성계의 아주 이른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젊은 별이 처음 형성된 원반과 크게 기울어졌거나 심지어 반대 방향의 각운동량을 가진 가스·먼지를 나중에 받아들였을 수 있다는 가설이다. 그 물질이 두 번째 원반을 만들고 그 안에서 행성이 형성됐다면, 행성은 처음부터 그 비정상적인 공전 방향을 물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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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GJ 3090의 역행 궤도에 대해 입증된 결론이 아니라 하나의 가설이다. 그러나 현재 거대 동반천체가 보이지 않는 점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즉, GJ 3090 b의 특이한 궤도는 나중에 격렬한 중력 교란으로 뒤집힌 결과가 아니라, 행성계가 만들어질 때 남은 ‘초기 조건의 흔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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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비슷한 계가 더 발견된다면, 행성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진 여러 세대의 원시행성 원반에서 형성될 수 있으며, 행성의 공전면이 언제나 별의 최종 자전축과 정렬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