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가 말하는 AI 활용법은 여행객의 일정 짜기보다 회사를 파악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그는 2026년 9월 여행업계 행사인 스키프트 글로벌 포럼에서, 조직 곳곳의 상황을 알기 위해 회의에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문제를 사내 AI 시스템으로 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스키에 따르면 회의 시간은 절반으로 줄었다.
2
7
10
사내 자료를 읽는 CEO의 ‘두뇌’
체스키가 ‘두뇌’ 또는 ‘지식 집합체(intelligence corpus)’라고 부르는 이 시스템은 키노트 발표 슬라이드 1만 8,000개, 구글 문서 5만 건을 비롯한 에어비앤비 내부 정보를 활용한다. 회의에서 보고를 받는 데만 의존하지 않고, 축적된 자료를 통해 회사 업무를 더 폭넓게 들여다보겠다는 방식이다. 다만 회의가 줄었다는 것과 회사의 모든 상황을 빠짐없이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주장이다. 후자는 독립적으로 검증된 성과가 아니라 체스키가 설명한 관리 방식으로 봐야 한다.
2
7
10
이 시스템은 여행객에게 숙소를 추천하는 챗봇과도 다르다. 에어비앤비가 이미 AI를 적용한 고객지원·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를 보면, 회사의 AI 구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출시 속도와 고객지원 수치, 어디까지 읽어야 하나
보도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2026년 600개가 넘는 기능을 출시했다. 전년의 거의 두 배다. 별도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개발팀이 1년 전보다 약 80% 더 많은 기능을 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품을 내놓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지표이지만, 그 증가분 가운데 AI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이 수치만으로 알 수 없다.
2
6
고객지원 성과에는 특히 분모가 중요하다. 보도된 약 45%는 에어비앤비의 AI 도우미로 시작한 고객지원 문의 중 사람의 개입 없이 해결된 비율이다. 전체 고객지원 요청의 45%를 AI가 해결했다는 뜻은 아니다.
6
이런 사례는 AI 투자에 대한 다른 CEO들의 기대와도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KPMG가 2026년 3월 발표한 조사에서 응답한 미국 기업 CEO의 77%는 생성형 AI가 지난 1년간 과대평가됐을 수 있지만, 향후 5~10년의 파괴적 잠재력은 오히려 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같은 발표 자료에는 약 80%가 총 자본예산의 최소 5%를 AI에 쓰고 있다는 수치가 나온다. 다만 KPMG의 별도 2026년 데이터 요약 페이지는 같은 기준의 비율을 **63%**로 제시하며, 제공된 자료만으로는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 어느 수치를 쓰든 예산 배분은 투자 의지를 보여줄 뿐, 이미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증거는 아니다.
33
36
2027년에는 여행객이 직접 평가한다
체스키는 스키프트 글로벌 포럼에서 에어비앤비의 AI 에이전트를 2027년 출시하겠다고 약속하고, 인터페이스가 일반적인 챗봇보다 ‘훨씬 풍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객이 이용하는 AI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기존 구상에 출시 연도를 붙인 셈이다. 그러나 이 에이전트가 실제로 무엇을 예약할 수 있을지, 얼마나 잘 작동할지, 일정대로 나올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5
6
26
따라서 지금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체스키가 말한 사내 AI의 회의 절감 효과와 에어비앤비가 보고한 운영 지표는 현재의 주장과 성과다. 2027년 에이전트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제품 약속이다. 내부에서 AI를 잘 쓰고 있다는 경험은 체스키의 자신감을 설명할 수 있지만, 미래의 여행 서비스를 미리 검증해 주지는 않는다.
2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