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과거처럼 국제 해상 규칙에 따라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이란은 선박 통과를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정부 기관을 설치해 선박을 심사하고 통행을 관리하는 체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엔과 국제기구에 제출한 입장에서 이란은 “이란에 적대적이지 않은 선박”은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사전에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많은 해운 회사들은 현재 해협을 ‘개방된 항로’가 아니라 정치적 승인에 따라 움직이는 통제 구역으로 보고 있다.
선박이 다시 지나가기 시작했지만 규모는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다.
전쟁 이전에는 하루 평균 125~140척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다. 그러나 분쟁 이후에는 하루 6~7척 수준까지 떨어지며 평시의 약 10% 정도에 머물렀다.
4월 말 선박 추적 데이터에서도 24시간 동안 단 6척 정도만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중순에는 한 주 동안 약 55척의 화물선과 유조선이 해협을 지나는 등 일부 회복 조짐도 나타났지만, 여전히 정상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다.
최근 통과 사례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것은 아시아 에너지 수입국과 연결된 선박들이다.
예를 들어 2026년 5월에는 약 200만 배럴의 이라크 원유를 실은 중국 소유 초대형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걸프 지역 석유 의존도가 높다. 실제로 분쟁 초기에는 한국 기업이 운항하는 유조선 여러 척이 해협 인근에 발이 묶이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런 움직임은 해협이 완전히 정상화된 것이 아니라, 일부 국가와 선박이 조심스럽게 통행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는 단계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편 미국은 군사적 압박과 외교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워싱턴은 이란 선박을 겨냥한 해상 봉쇄를 시행하고 미 해군에 관련 선박을 차단하도록 지시했다.
동시에 외교적 접촉도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과의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하면서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추가 군사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략의 목표는 분명하다. 해협을 다시 국제 항로로 복원하되, 이란이 장기적으로 통제권을 굳히는 상황은 막겠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미국과 이란만의 문제가 아니다. 걸프 지역 국가들도 장기적 안정을 위한 해법을 찾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중동 국가들이 참여하는 비침략 협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상은 냉전 시기 유럽의 긴장을 완화했던 헬싱키 프로세스를 모델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걸프 국가들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해협 주변의 불안정이 계속되면 에너지 시장과 지역 안보가 계속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종합하면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히 “다시 열린 항로”가 아니다.
오히려 이란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수송 통로 중 하나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 보여주면서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적 카드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보다 포괄적인 정치적 합의가 나오기 전까지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은 계속 선별적이고 제한적이며 군사·외교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