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원유 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다. 신뢰할 만한 휴전이나 외교적 돌파구가 나온다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새로운 평화 협상 조건을 전달했고, 미국은 이른바 “진지한 협상(serious negotiations)”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군사 행동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란 측은 우선 전쟁 종료에 집중하고 있으며 핵 문제와 같은 핵심 의제는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상황은 투자자들이 협상이 장기적 합의로 이어질지, 아니면 일시적인 긴장 완화에 그칠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설령 전쟁이 조기에 끝나더라도, 분석가들은 원유 시장의 공급 위험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본다. 가장 큰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이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이 좁은 해상 통로는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번 충돌 기간 동안 유조선 운항과 원유 흐름은 크게 줄어들었다. 하루 약 2천만 배럴 수준이던 통과 물량이 크게 감소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줬다는 보고도 있다.
이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가 아시아·유럽·미국 시장으로 이동하는 주요 통로이기 때문에, 일부만 막혀도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쟁이 멈춘다고 해서 곧바로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주요 변수는 다음과 같다.
• 해상 보험과 안전 문제 때문에 유조선 운항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음
• 공격이나 군사 작전으로 손상된 에너지 인프라 복구에 수주 또는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
• 항만 시설과 원유 적재·정제 설비의 운영 차질
• 전쟁 기간 동안 수출 감소로 인해 글로벌 재고가 이미 줄어들었을 가능성
결국 시장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실제 공급 흐름의 정상화다. 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한 원유가 다시 안정적으로 세계 시장에 도달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유가가 본격적으로 안정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발언은 유가 상승 압력을 잠시 완화시키는 효과를 냈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신중하다. 미국–이란 협상의 향방,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정상화 여부, 그리고 중동 에너지 인프라의 복구 상황이 앞으로의 유가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