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손실은 서로 겹쳐 증폭될 수 있다. 소득이 줄어드는 동시에 식품과 전기 가격이 오르면 가계의 소비 여력이 약해진다. 정부는 재난 대응과 인프라 복구, 공중보건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따라서 피해는 가장 더운 날에 발생한 생산 손실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폭염이 오면 냉방 수요가 급증한다. 그러나 가뭄은 수력발전량을 줄이는 동시에,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화력·원자력발전소의 운영도 제약할 수 있다.
여기서 명칭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누클레아레일레카는 루마니아의 국영 원전 운영사이고, 체르나보더는 발전소 이름이다. 제공된 자료는 팍스와 체르나보더의 다뉴브강 관련 차질을 뒷받침하지만, 슬로베니아 크르슈코 원전이 다뉴브강 수위 때문에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을 확인해주지는 않는다.
전력 수요가 높을 때 기저 발전원이 줄어들면 시장 가격 변동성도 커진다. 동남유럽에서는 일부 15분 단위 거래 구간의 전력 가격이 MWh당 700유로를 넘어섰고, 슬로베니아 BSP 사우스풀에서는 717유로의 고점이 기록됐다. 다만 이는 특정 단기 거래 구간의 가격이지, 지역 전체에서 장기간 유지된 도매가격은 아니다.
라인강은 독일의 연료, 화학제품, 원자재와 농산물을 운송하는 핵심 내륙 수로다. 수위가 낮아지면 선박은 화물을 줄여 실어야 하고, 기업은 일부 물량을 비용이 더 비싼 철도나 도로로 옮겨야 한다.
일부 구간에서는 선박이 평소 적재량의 약 20%만 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화학·전력·철강 기업과 농산물 거래업체들은 운송비 상승, 화물 예약 차질, 생산량 감축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화학기업 BASF도 운송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제품 부족이나 계약상 불가항력 조치를 적용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다만 독일 GDP 성장률이 0.3%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은 기업 또는 분석가의 시나리오로 봐야 한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운송 차질과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지, 최종적인 GDP 감소폭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여름 폭염은 현재의 전력 소비만 늘리는 것이 아니다. 유럽이 겨울 난방용 가스를 비축해야 하는 시기에 가스와 전력 시장을 동시에 압박한다는 점이 문제다.
8월 초 EU 가스 저장고의 충전율은 약 57%로, 인용된 자료 기준 같은 시점으로는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여기에 미·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LNG 공급이 압박을 받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유럽의 비축 비용과 가격 부담이 커졌다.
독일 최대 가스 수입업체인 우니퍼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차질이 계속되는 동안 가스 가격이 MWh당 50~60유로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격이 높으면 저장고를 채우는 비용이 증가하고, 추운 겨울이나 추가 공급 충격에 대비할 완충 여력은 줄어든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앞서 겨울철 가스 공급 안보에 즉각적인 위험은 없다고 평가하면서, 여름 말까지 저장고가 80%에 가까워져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후의 낮은 수위, 높은 가스 가격과 LNG 공급 차질은 이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지만, EU가 반드시 가스 부족에 빠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여름의 위험이 큰 이유는 각각의 문제가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이 충격은 유럽 기업들이 이미 높은 에너지 비용, 무역 장벽과 중국 기업의 경쟁에 직면한 상황에서 발생한다. 비용을 흡수할 여력이 줄어든 만큼 일시적인 운송·전력 차질도 투자 축소, 주문 지연, 생산 감축과 정부 지원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한 가지 정책만으로 물, 전력, 물류와 노동 생산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현실적인 대응책은 다음과 같다.
핵심은 유럽이 더 이상 기후, 산업, 에너지 안보를 별개의 위험으로 다룰 수 없다는 점이다. 가뭄 하나가 생산성을 낮추고, 내륙 수운을 막고, 전력 생산을 제한하며, 겨울 연료 비축 비용까지 높일 수 있다. 1,800억 유로라는 수치는 확정된 청구서가 아니지만, 기후 충격이 이미 유럽 경제의 여러 회로를 동시에 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