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라이선스 계약은 특정 지역, 제품 또는 개발 프로그램의 권리를 외부 파트너에게 넘기는 구조다. 반면 NewCo는 특정 자산이나 플랫폼을 별도로 자금을 조달하는 회사에 넣고, 해당 회사가 해외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하도록 설계한다.
중국 혁신기업 입장에서는 이 구조를 통해 신약에 대한 장기적인 경제적 이해관계를 더 많이 유지하면서도 해외 자본과 국제적 지배구조, 임상 개발 전문성을 끌어들일 수 있다. 향후 추가 자금 조달이나 파트너십, 전략적 매각을 위한 독립적인 투자 창구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에게도 NewCo는 모기업 전체가 아니라 특정 유망 프로그램에 보다 직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위험도 분명하다. 임상시험과 허가 절차에 필요한 자금을 제때 확보해야 하고, 창업자는 일정 수준의 통제권을 내놓을 수 있다. 자금이 소진되기 전에 개발 단계의 핵심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도 따른다. NewCo는 유연성을 높일 수 있지만 신약 개발에 내재한 과학적·규제적·상업적 불확실성을 없애지는 못한다.
기술수출은 후보물질이나 플랫폼의 가치를 검증해줄 수 있지만, 이후 해외 시장에서 얻는 상업적 경험과 수익의 상당 부분은 파트너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직접 상업화는 훨씬 어렵다.
원개발사가 직접 해외 판매에 나서려면 각국의 허가, 약가와 보험급여, 의학부서 운영, 제조 품질, 약물감시, 특허 보호, 의료진과 병원·보건 시스템과의 관계까지 관리해야 한다.
BeOne Medicines의 브루킨사(Brukinsa)는 이 경로에서 가능한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에서 개발된 혈액암 치료제 브루킨사는 2025년 글로벌 매출 39억 달러를 올렸고, 미국·유럽·일본·한국·브라질을 포함해 75개가 넘는 시장에서 허가를 받았다.
성장은 2026년 2분기에도 이어졌다. 브루킨사는 이 기간 글로벌 매출 12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미국 매출만 8억9,3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중국계 혁신기업이 해외 판매권을 직접 보유할 경우 기술수출료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제품 프랜차이즈와 제품 매출을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브루킨사는 중요한 성공 사례이지, 중국 제약산업 전체가 이미 글로벌 상업화를 마스터했다는 증거는 아니다. 한 제품의 성과만으로 여러 치료 분야와 기업, 시장에서 성공이 반복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앞으로의 핵심 질문은 더 많은 중국 제약사가 차별화된 신약으로 이 성과를 재현하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지다.
기술수출 급증의 배경에는 더 넓어진 산업 기반이 있다. 중국의 바이오제약 생태계는 연구개발 투자, 국내 제조 역량,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위탁개발·생산기관(CDMO), 전문 서비스 기업, 대규모 환자군, 과학·경영 인재를 함께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10년 전보다 훨씬 커졌다. KPMG는 2026년 1분기 기준 중국 소재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신약 개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임상시험 중인 혁신 후보물질이 1,200개를 넘는다고 보고했다. 맥킨지도 중국이 글로벌 혁신 바이오제약 파이프라인의 약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파이프라인이 커지면 기술수출과 파트너십 기회도 늘어난다. 그러나 물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생태계의 상업적 가치는 임상시험의 질, 차별성, 성공적인 허가 신청, 환자 치료 결과 개선으로 결정된다. 파이프라인이 깊어지면 성공적인 신약이 나올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정부 정책 역시 성장의 한 축이다. 중국 정부 정책 관련 보고에서는 바이오제약이 ‘신흥 기둥산업(emerging pillar industry)’으로 언급됐다. 이는 해당 분야의 전략적 중요성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의미다.
정책의 방향은 연구나 제조 같은 한 단계에만 집중하기보다 연구, 임상시험, 허가, 생산, 실제 사용까지 혁신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데 있다. 이런 지원은 산업 인프라를 강화하고 자본을 유치하며 기업·병원·대학·전문 서비스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
다만 정책 명칭 자체가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효과는 자금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허가가 빨라지는지, 보험급여와 시장 접근성이 개선되는지, 기초연구에 대한 유인이 강화되는지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정책의 성공 여부는 선언보다 실행 결과로 평가될 필요가 있다.
중국 바이오제약의 가장 큰 과제는 연구개발 역량을 반복 가능한 해외 매출로 전환하는 것이다. 후보물질을 빠르게 발굴하고 임상에 진입할 수 있어도, 글로벌 출시에는 수년간 축적해야 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두 번째 과제는 기초연구의 깊이다. 빠른 개발, 플랫폼 기술, 기존 접근법을 개선한 차별화 제품도 상당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독창적인 생물학적 발견, 세계적으로 중요한 치료 표적, 대학·병원·기업을 잇는 강력한 중개연구가 필요하다.
결국 중국에서 출발한 의약품이 세계 각국의 허가를 반복적으로 획득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우위를 입증하며, 장기간 판매되는지가 최종 시험이 될 것이다.
상반기 81건의 계약과 약 1,100억 달러의 잠재적 가치는 중국산 신약 자산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본과 개발 책임을 점점 더 기꺼이 배분하고 있다는 시장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CSPC제약그룹과 아스트라제네카의 계약은 초기 단계 플랫폼도 글로벌 관심을 끌 수 있음을 보여준다. 브루킨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중국에서 개발된 의약품을 해외 환자와 매출에 직접 연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 숫자만으로 중국이 이미 글로벌 제약 리더로의 전환을 끝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수치는 성장하는 파이프라인과 사업개발 역량에 대한 신뢰를 측정한 것이다.
지속적인 리더십은 계약 체결 이후에 결정된다. 어떤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을 통과하는지, 어떤 제품이 허가를 받는지, 어떤 기업이 효과적인 해외 조직을 구축하는지, 그리고 어떤 치료제가 세계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지가 진정한 성적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