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시험 감독은 한 가지 전제에 기대고 있다. 시험장에 있는 사람이 답을 직접 만들고 있다는 전제다. 그러나 AI 기능을 탑재한 안경, 무선 이어버드, 연결형 웨어러블은 이를 확인하기 어렵게 만든다.
일반 안경처럼 보이는 테 안의 카메라가 문제를 촬영하면, 외부 협력자나 AI 서비스가 이를 처리할 수 있다. 답은 렌즈의 미세한 화면이나 음성 채널을 통해 돌아올 수 있으며, 응시자는 눈에 띄는 동작을 거의 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단순히 새로운 부정행위 도구 하나가 등장했다는 데 있지 않다. 기존의 감독 시험만으로는 답안이 외부 도움 없이 작성됐다는 사실을 신뢰성 있게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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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현실이 된 시험장 위험
2026년 들어 여러 시험 체계에서 관련 사례가 확인됐다.
- 오클랜드대: 대학은 스마트 기기가 명시적으로 금지된 시험에 AI 안경을 가져온 학생을 징계했다. 학교 측은 감독 인력이 이 기술을 알아보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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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타이완대(NTU): 입학시험에서 AI 스마트 안경을 사용한 응시자가 실격 처리돼 0점을 받았다. 감독관은 응시자가 반복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행동을 수상하게 여겼고, 검사 과정에서 안경테가 뜨거운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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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5월 TOEIC 정기시험 두 차례에서 각각 AI 안경을 착용한 응시자가 적발돼 성적이 무효 처리됐다. 국가기술자격시험에서도 유사 사례가 보도됐으며, 이후 보도에 따르면 5~6월 최소 5명이 적발돼 규정 개정 논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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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SAT: SAT를 운영하는 칼리지보드(College Board)는 승인된 편의 제공이 없는 한 시험 중과 쉬는 시간에 스마트 안경,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트래커, 무선 이어버드 같은 블루투스 기기 및 기타 웨어러블 기기 사용을 금지한다. 스마트 안경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조치는 2026년 봄부터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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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적발된 사례이지, 전체 시도 규모를 보여주는 통계는 아니다. 다만 대학 시험, 어학시험, 자격시험, 입시 등 여러 환경에서 웨어러블을 이용한 부정행위 시도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왜 적발이 어려운가
스마트 안경은 도수 안경과 비슷한 외형을 가질 수 있지만, 안경테 안에 카메라·마이크 등 전자장치를 넣을 수 있다. CQUniversity의 교육신경과학 전문가는 안경이 문제를 촬영한 뒤 수초 안에 음성 또는 렌즈 화면으로 답을 돌려주는 방식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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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적발은 보편적인 검사법보다 정황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낮은 고개 위치, 안경테를 계속 만지는 행동, 빛 반사나 소리, 감독관의 기기 검사 판단 등이 단서가 된다. NTU 사례는 의심 행동과 물리적 검사가 있어야 기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한계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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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안경에만 그치지 않는다. 무선 이어버드, 시계, 반지, 숨긴 휴대전화는 하나의 연결된 부정행위 과정에서 역할을 나눌 수 있다. 한 기기는 문제를 촬영하거나 전송하고, 다른 기기는 답을 받는 식이다. 휴대전화만 겨냥한 규정이나 육안 검사는 이 전체 체계를 놓칠 수 있다.
특정 웨어러블 조합으로 최고점 또는 만점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실제 시험 조건에서 독립적으로 검증되기 전까지 신중히 봐야 한다. 현재 보도는 시도와 제재가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지만, 시험 전반에서의 성공률을 입증하지는 않는다.
금지는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명확한 금지 규정은 중요하다. 응시자에게 경계를 분명히 하고, 감독관에게 개입 권한을 주며, 규정을 지키는 학생을 보호한다. SAT 규정은 이런 경계 설정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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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속 중심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 시간이 갈수록 웨어러블은 외형상 더 구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 강도 높은 소지품 검사와 상시 감시는 비용이 크고, 오해와 부당한 의심을 낳을 수 있다.
- 도수 안경을 쓰거나 승인된 보조기술을 사용하는 학생에게는 공정하고 실행 가능한 편의 제공이 필요하다.
- 강력한 시험장 통제만으로는 모든 답안이 독립적인 이해에서 나왔음을 증명할 수 없다.
따라서 이는 기기 보안 문제이면서 동시에 평가 설계 문제다. 시험관의 시야 밖에서 AI가 기억, 설명, 계산을 매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제한 시간 내 서술형 답안 하나만으로 역량을 확인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대학은 무엇을 평가할 수 있나
해법이 모든 통제 시험을 없애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보조 없이 갖춰야 할 기초 지식을 확인하는 평가는 여전히 필요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선발과 인증은 한 번의 필기시험이 아니라 여러 형태의 증거에 근거할 필요가 있다.
고려할 수 있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 감독하의 실제 수행 평가: 실습, 시뮬레이션, 실험실 활동, 임상 과제, 사례 기반 과제는 판단과 수행 과정을 드러낼 수 있다.
- 짧은 구술 검증: 구술시험(viva), 시연, 후속 면담을 통해 선택의 이유를 설명하고 새 상황에 대응하며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 과정 증거 평가: 초안, 의사결정 기록, 출처 평가, 수정 이력, 피드백, 성찰은 결과물뿐 아니라 작업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보여준다.
- 투명한 AI 활용 평가: AI 사용이 실제 직무 관행과 닮아 있다면, 도구 사용을 숨기게 하기보다 사용 공개, 프롬프트 설계, 사실 검증, 한계 인식, 책임 있는 판단을 평가할 수 있다.
- 증거의 교차 확인: 저부담 관찰, 감독 과제, 표적 확인 절차를 결합해 한 번의 손상된 시험이 전체 판단을 좌우하지 않게 한다.
핵심은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일과 도구를 책임 있게 활용해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둘 다 중요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능력 주장인 만큼 평가도 투명하게 분리돼야 한다.
시험 공정성을 넘어선 개인정보·거버넌스 문제
시험의 신뢰를 위협하는 기능, 즉 눈에 잘 띄지 않는 카메라와 마이크, 이미지 촬영, 네트워크 기반 지원은 당사자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기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낳는다. 학교·대학·고용주는 기기 금지 구역, 동의, 녹화물 보관과 삭제, 조사 절차, 장애 관련 편의 제공, 비례적인 소지품 검사에 관한 명확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제품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 카메라 탑재 웨어러블에 더 눈에 띄는 녹화 표시를 요구할지, 기본 개인정보 보호 설정을 강화할지, 판매자 책임이나 고지 의무를 둘지, 은밀한 사용을 표방해 판매되는 기기를 제한할지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제시된 보도는 시험 보안 사례와 정책 대응을 뒷받침한다. 다만 영국, 잉글랜드 및 웨일스, 노르웨이, 호주의 법률에 대해 지역별 결론을 내리기에는 충분한 근거가 없다. 개인정보, 감시, 형사, 소비자 제품 관련 규정은 국가와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하나의 세계 공통 결론이 아니라 별도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
결론
AI 웨어러블은 전통적인 시험 감독의 취약점을 드러낸다. 학생이 책상에 앉아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그 학생이 혼자 답을 만들었다는 사실과 같지 않다. 기기 반입 금지와 훈련된 감독관은 여전히 필수적인 안전장치다. 그러나 오래가는 해법은 연결 기기가 만들어낼 수 있는 답안 자체보다, 이해·판단·수행 과정이 드러나는 평가를 설계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