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로컬 응용이다. HKUST 자료에 따르면 HKGAI는 홍콩 시민의 일상적 필요에 맞춘 현지 개발 AI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고, 법률·의료·창작 분야 등을 겨냥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둘째는 파운데이션 모델 또는 대형언어모델(LLM) 연구개발이다. InnoHK는 HKGAI의 목표를 홍콩 최초의 현지 개발 AI 파운데이션 모델 훈련과 연결하고, 홍콩 혁신기술산업국 자료는 HKGAI가 현지 LLM과 생성형 AI를 포함한 일련의 오픈소스 파운데이션 모델을 연구개발 중이라고 설명한다.
셋째는 완성된 풀스택 생태계다. 즉 모델 훈련 인프라, 기초 모델, 플랫폼, 개발자 커뮤니티, 기업 도입, 상용화가 닫힌 고리처럼 돌아가는 단계다. 지금 공개 자료가 분명히 뒷받침하는 것은 앞의 두 층에 가깝다. 홍콩이 이미 전 세계 상위권 모델 기업들과 같은 수준의 자립형 AI 산업 생태계를 완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공개 자료에서 가장 중요한 이름은 HKGAI, 즉 Hong Kong Generative AI Research & Development Center다. 한국어로 풀면 ‘홍콩 생성형 AI 연구개발센터’에 가깝다. InnoHK는 이 센터를 생성형 AI 연구와 응용에 초점을 맞춘 R&D 조직으로 소개하며, 그 핵심 목표 중 하나를 홍콩 최초의 현지 개발 AI 파운데이션 모델 훈련으로 설명한다.
HKUST 자료는 HKGAI의 생태계적 성격을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HKGAI는 홍콩과학기술대(HKUST)가 주도하고 여러 대학이 함께하는 공동 대학 협력 프로젝트이며,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의 InnoHK 이니셔티브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한국 독자에게 낯설 수 있는 InnoHK는 홍콩 정부가 연구개발 센터와 혁신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틀로 이해하면 된다.
중요한 점은 홍콩의 AI 모델 전략이 단일 기업의 제품 출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HKUST는 HKGAI가 홍콩과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Greater Bay Area)의 법률·의료·창작 등 여러 산업에 맞춘 파운데이션 모델과 응용을 개발하기 위해 8개 AI 프로젝트를 세웠다고 설명한다. 현재 홍콩의 노선은 ‘범용 챗봇 하나’보다 ‘특정 산업과 도시 서비스에 맞는 모델 능력’에 더 가까워 보인다.
HKGAI V1은 홍콩의 자체 대형 모델 논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개 성과다. China Daily는 2025년 2월 홍콩이 HKGAI V1이라는 첫 생성형 AI 모델을 공개했다고 보도했고, 이 도구가 홍콩 생성형 AI 연구개발센터(HKGAI)에 의해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의 InnoHK 혁신 프로그램 아래 개발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같은 보도는 HKGAI V1을 DeepSeek의 홍콩 현지화 성과로도 설명한다. 이 대목 때문에 해석에는 선이 필요하다. HKGAI V1은 홍콩이 생성형 AI 모델 능력을 로컬 응용과 자체 R&D 성과로 끌어온 사례로 볼 수 있지만, 홍콩이 완전히 처음부터 세계적 기초 모델을 독자 구축했다는 뜻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즉 HKGAI V1은 ‘홍콩 AI 생태계가 출발했다’는 신호로는 중요하다. 다만 이를 곧바로 ‘홍콩이 AI의 모든 하부 기술과 산업 고리를 자급자족한다’는 의미로 확대하는 것은 과장에 가깝다.
이 퍼즐들은 ‘홍콩의 로컬 AI 생태계가 초기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판단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 근거들이 곧바로 홍콩에 성숙하고 완전하며 자급적인 글로벌 AI 산업 순환 구조가 완성됐다는 증거는 아니다.
HKGAI의 공개 프로젝트를 보면 홍콩의 전략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로컬 시나리오와 결합하는 쪽에 가깝다. HKUST는 HKGAI의 8개 AI 프로젝트가 법률·의료·창작 등 홍콩과 대만구 산업을 겨냥한다고 설명했고, 또 다른 HKUST 자료는 HKGAI가 홍콩 시민의 일상적 필요를 겨냥한 현지 개발 AI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이 노선의 핵심은 당장 세계 최대 모델과 정면으로 규모를 겨루는 데 있지 않을 수 있다. 더 중요한 질문은 모델이 홍콩의 언어 환경, 제도, 산업 절차, 공공 서비스에 얼마나 잘 맞을 수 있느냐다. 홍콩 혁신기술산업국이 HKGAI의 현지 LLM 및 생성형 AI를 포함한 오픈소스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개발을 언급한 점도, 홍콩이 단발성 발표를 넘어 지속 가능한 모델 라인업을 만들려 한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홍콩 AI 생태계가 ‘초기 구축’에서 ‘성숙’으로 넘어가는지는 몇 가지 지표를 보면 더 분명해질 것이다. HKGAI의 오픈소스 파운데이션 모델이 실제로 계속 공개되는지, 현지 LLM에 대한 기술 문서와 평가 방식, 개발자 사용 경로가 분명해지는지, 법률·의료·창작 분야 응용이 실제 업무 흐름 안으로 들어가는지, 그리고 HKGAI V1 이후 후속 버전과 연구 성과가 꾸준히 나오는지가 관건이다.
이 요소들이 차례로 쌓이면 ‘홍콩의 자체 대형 모델’은 단순한 모델 이름을 넘어 개발자, 기업, 공공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로컬 AI 역량으로 발전할 수 있다.
홍콩에 자체 AI 대형 모델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있기 시작했다’에 가깝다. HKGAI의 설립 목표, HKGAI V1 공개, 그리고 현지 LLM과 오픈소스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개발에 대한 공식 언급은 홍콩이 로컬 대형 모델 구축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더 정확한 표현은 이렇다. 홍콩은 아직 글로벌 수준의 완성된 풀스택 AI 생태계를 갖췄다고 보기보다는, 정부 프로그램, 대학 R&D, 로컬 시나리오, 오픈소스 파운데이션 모델, 산업별 응용을 중심으로 자체 AI 역량을 쌓아가는 중이다.
따라서 핵심 질문은 HKGAI V1이 단순히 ‘홍콩판 대형 모델’인지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HKGAI 같은 프로젝트가 법률·의료·창작·공공 서비스와 홍콩 시민의 일상 사용 장면에 얼마나 꾸준히 들어갈 수 있느냐가 홍콩 AI 생태계의 실제 성숙도를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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