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기업에도 충격은 큽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버블이 형성되는 시기에는 AI 관련 기업으로 포장할 수 있는 신생 기업들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이런 기업들이 실물경제 투자를 주도하기 쉽다고 설명합니다. 평가액이 꺾이면 다음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채용 중단이나 사업 축소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실물경제에 가장 직접적인 경로는 AI 관련 설비투자가 멈추는 것입니다. IMF에 따르면 AI를 포함한 IT 투자 붐은 미국에 집중돼 있지만, 아시아의 기술 수출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수요가 식으면 서버,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전력 인프라 투자 계획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그 자체로 GDP를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활동입니다. 그러나 WEF는 버블 환경에서는 완공 이후의 경제적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공사 중에는 경기를 떠받치지만, 실제 수요와 수익이 예상보다 낮으면 이후 투자 반동은 더 커집니다.
하방 압력의 크기는 불확실합니다. 푸투뉴스가 소개한 IMF 전망에 따르면 AI 투자가 감소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약 0.4%포인트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2조달러 평가손을 GDP에 단순 환산한 숫자가 아니라, 투자 둔화와 자산가격 조정을 거친 성장률 충격으로 봐야 합니다.
AI 버블 붕괴가 고통스러운 주식시장 조정으로 끝날지, 더 깊은 금융 불안으로 번질지를 가르는 핵심은 레버리지, 즉 빚입니다.
주식과 벤처자금 중심의 붐이었다면 손실은 주로 주주, 벤처투자자, 임직원의 스톡옵션에 집중됩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부채로 떠받쳐져 있었다면 문제는 주가가 아니라 상환 능력으로 옮겨갑니다.
Oliver Wyman은 J.P. Morgan의 추정치를 인용해 AI 관련 데이터센터, 에너지 프로젝트, AI 공급망 개발에 2030년까지 6조달러가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글은 이 투자의 일부에서 부채 조달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현금이 풍부한 빅테크 본체와 떨어진 장부 밖 구조도 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경우 담보가치 하락, 차환 실패, 대출기관 손실이 겹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AI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업들까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신용경색으로 번질 위험이 있습니다.
| 시나리오 | 무엇이 벌어지나 | 경제적 의미 |
|---|---|---|
| 평가 조정형 | AI 관련주와 비상장 기업 가치가 하락한다 | 투자자 손실은 크지만 금융시스템 전체로의 파급은 제한될 수 있다. 시장 분석에서는 현재 AI 붐을 2000년 전후 닷컴 버블과 비교하는 시각도 제시된다. |
| 투자 반동형 | 데이터센터, 서버, 소프트웨어, 전력 인프라 투자가 연기되거나 축소된다 | 설비투자, 고용, 공급망이 약해지고 GDP 성장률을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
| 신용경색형 | 부채로 조달된 AI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손실이나 차환 불안이 커진다 | 대출기관이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AI 밖의 기업들에도 자금 조달난이 확산될 수 있다. |
고용 측면에서는 먼저 AI 스타트업,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반도체처럼 높은 성장률을 전제로 사람을 늘려온 기업들이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이후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 인프라, 냉각 장비, 부동산, 전문 서비스 등 AI 투자에 기대어온 주변 산업으로 압력이 퍼질 수 있습니다.
AI 수요는 서버,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전력 인프라 투자를 키워왔습니다. WEF가 설명하듯 데이터센터 건설 자체가 일자리와 경제활동을 만들지만, 버블이 꺼져 투자 계획이 멈추면 그 고용 효과도 되돌림을 겪게 됩니다.
버블 붕괴와 기술 자체의 실패는 구분해야 합니다. 과도한 기업가치와 수익성이 맞지 않는 프로젝트는 정리될 수 있지만,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는 AI 도입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낙관론도 있습니다. WEF는 AI가 미국에서 4.5조달러 상당의 업무를 잠재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연구를 소개했습니다. 다만 이는 잠재적인 업무 규모이지, 그 전부가 기업 이익이나 생산성 향상으로 실현된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버블 이후에는 막연한 기대보다 비용, 수익, 생산성 개선이 더 엄격하게 검증될 가능성이 큽니다.
AI 버블 붕괴의 경제적 충격을 보려면 주가지수만 봐서는 부족합니다. 다음 지표가 더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2조달러 규모의 AI 버블 붕괴는 GDP를 같은 금액만큼 깎아내리는 사건이 아닙니다. 그러나 AI 붐이 IT 투자,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공급망을 밀어 올리고 있는 만큼 역회전은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급 충격으로 커질지는 AI 인프라 투자가 얼마나 부채에 의존하고 있는지, 그리고 AI가 실제 기업 이익과 생산성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